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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역시 곧 지나가리라

성서 구절을 실제상황에 적용시켜 해석해 놓은 유대교의 [미드라시 Midrash]에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고 한다.

어느날 다윗 왕이 보석 세공인에게 "반지 하나를 만들되 거기에 내가 큰 승리를 거둬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감정을 조절할 수 있고, 동시에 내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는 다시 내게 기운을 북돋워 줄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어라"
는 명령을 내렸다. 좀처럼 그런 글귀가 생각ㄱ나지 않자 보석 세공인은 지혜롭기로 소문난 솔로몬 왕자를 찾아갔다.
도움을 청하니 황자가 답했다.
"그 반이에 '이것 역시 곧 지나가리라'고 새겨 넣으십시오. 왕이 승리감에 도취해 자만할 때, 또는 패배해서
낙심했을 때 그 글귀를 보면 마음이 가라앉을 것입니다."

모든 삶의 과정은 영원하지 않다.
견딜 수 없는 슬픔, 고통, 기쁨, 영광과 오욕의 순간도
어차피 지나가게 마련이다. 모든 것이 회생하는 봄에 새삼 생명을 생각해 본다.
생명이 있는 한, 이 고달픈 질곡의 삶 속에도 희망은 있다.

- 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영희 문학에세이 중-




이것 역시 곧 지나가리라.

이 글귀의 기원이 정확히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오래전부터 어떤 일화로 들어서 알고 있던 구절이다.
최근 한국에 있는 일하는 지인들의 메신져 대화명에서 꽤 여럿이 이 대화명을 가지고 있었다.
이 친구들의 직장생활이 상당히 팍팍한다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간만에 책을 읽다가 이 구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지금 창밖은 햇살이 찬란하다.
찬란하다 못해 눈이 멀 지경이다...
이곳 하노이의 평균 기온은 40도.
오전 10시인데도 우리나라 오후 2시 같이 뜨겁다.

나는 이 날씨에 마을에 들어가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몸에 땀띠가 났다.
한 자리에 두명씩 껴서 앉는 버스를 타고 하노이로 돌아오다가 종아리엔 멍이 들었다.
마을에는 5일째 전기가 없고, 이곳 하노이도 일주일에 여러번 전기가 없다.

인생은 장기전-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말을 종종한다.
나의 베트남 생활도 장기전이다.
평범한 한국 사람들은 평생에 한 번 경험할까 말까한 생활을, 일을. 나는 계속해서 하며 살고 있다.
이 순간도 지나가리라.
그렇다.
이 순간도 지나간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모든 순간은 내 인생에 다시 오지 않는다.
나는 이 순간에 나의 최선을 다하는 것 뿐. 그리고 나의 에너지가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기를 소망하며
이 시간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
어제 마을에서 나올 때 본 하늘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이렇게 단순한 사실에도 감동 받는 나라서.
다행이다. :)

by 파랑새♡ | 2010/06/19 12:10 | 파랑새의감성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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