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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껌, 똥은 끝?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 언제든 그렇지만,
재미난 단어들을 알때마다 어찌나 빵빵-터지는지 모른다.

베트남에서 밥은 껌이고,
똥은 끝이다 +_+


우리 나라에서도 똥이라는 말을 하면 어쩐지 웃기고 부끄러운 것처럼
이곳 사람들에게도 '끝'은 웃기고 부끄러운 얘기인가보다. (어느나라나 그렇다니 그것도 웃기다)

사업장이 있는 마을에 들어가면,
물소똥, 소똥, 개똥, 새똥, 돼지똥 갖가지 똥들을 길에서 마주치게 되는데.
걸어가면서 "똥조심! 소똥! (껀턴 끝! 끝 저이!)"라고 말하면 어찌나 다들 웃는지. ㅎㅎㅎ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똥하고 친해지라는 저자의 얘기가 재미있어서
혼자 또 한참 '베트남에서 똥은 끝이야'라고 생각하며 웃었다.

-
참으로 오랜만에 나는 산에서 똥을 누는 사람이 되었다. 아, 나는 그 아침의 오묘하고 향기로운 냄새를 잊지 못한다.
그것은 똥 혼자서만 풍기는 냄새가 아니었다. 흙과 똥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기막힌 화음이었다.
도시의 화장실은 똥을 감추고 그 냄새를 지워버리려고 애를 쓰지만, 흙은 숨기지 않고 아주 익숙하게 받아들일 줄 안다.
사람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양변기에 눈 죽은 똥은 금세 잊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흙속에 눈 똥은 쉽게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흙속에서 똥은 오롯이 살아서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하기를 꿈꾸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 덕분에 시 한 편을 얻었다.

-
뒷산에 들어가 삽으로 구덩이를 팠다 한 뼘이다

쭈그리고 앉아 한 뼘 안에 똥을 누고 비밀의 문을 마개로 잠그듯 흙 한삽을 덮었다
말 많이 하는 것보다 입다물고 사는 게 좋겠다
그리하여 감쪽같이 똥은 사라졌다 나는 휘파람을 불며 산을 내려왔다

- 똥은 무엇하고 지내나?

하루 내내 똥이 궁금해

생각을 한 뼘 늘였다가 줄였다가 나는 사라진 똥이 궁금해 생각의 구덩이를 한 뼘 팠다가 덮었다가 했다

-[사라진 똥] 전문, 안도현-




-
베트남.
이곳에서 밥은 껌이고, 똥은 끝이다. :)

by 파랑새♡ | 2010/05/18 18:32 | 파랑새의감성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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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Yuri at 2010/05/19 00:38
흙속에서 똥은 오롯이 살아서 새로운 생명으로 불활하기를 꿈꾸기 때문이다.
이 문구 마음에 와 닿아요. 멋쪄요. +_+
Commented by 파랑새♡ at 2010/05/20 00:18
유리야,
나 오타낸거 있지 ㅋㅋㅋ 부활; 인데
무튼. :)
시인의 상상력은 멋지다는 생각을 하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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